소중한 밤

 

  소중한  밤 

 

온몸이 피곤하다 아우성댄다.

침대에 눕자맘자 잠들 거라 확신했지만

정신은 오히려 말똥말똥하다.

또 온갖 잡념에 휩싸인다.

자자, 얼른 자자.

내일 일찍 일어나야 한다.

스스로를 다그쳐도 소용없다.

이 생각 저 생각 하염없이 쏟아져 잠을 방해한다.

 

그렇게 얼마나 흘렀을까.

결국 무거운 몸을 이끌고 거실로 나온다.

소파에 몸을 기대고는 멍하니 있는다.

시계를 보니 이미 열두 시가 넘은 새벽이다.

 

조용히 홀로 거실에 앉아 있다가

이 시간은 오롯이 나 자신을 위해 쓰기로 한다.

미뤄 둔 일이나 챙겨야 할 것을 뒤로 하고

그냥 지금 이 시간만큼은

내가 하고 싶은 대로.

 

몸은 생각하지 않기로 한다.

라면을 끓여 먹고 싶어졌으니까.

새벽에 먹는 라면이 엄청나게 맛있다는 걸

한 번 더 확인하고 흐뭇해하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.

 

좋아하는 재즈를 틀고

거실에서 이리저리 몸을 흔든다.

이런 내 모습이 우습기도 하지만

남들이 보면 뭐라고 말할까, 하는

쓸데없는 걱정은 접어 둔다.

 

글도 끄적여 보고

아무 책이나 꺼내 읽어도 보고

옛 사진들을 꺼내 보기도 한다.

 

꽤 오래 시간이 지나고

그 밤 한가운데

내일이 문득 걱정된다.

 

늦잠을 자면 어쩌지,

내일 일정에 지장을 주면 어떡하지,

이 시간까지 난 왜 이러고 있을까.

 

그래도 이내  괜찮다, 괜찮다    나를 토닥인다.

 

하루 정도는

나에게 주어진 소중한 밤을 즐길 자격은 되니까.

야심한 밤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했으니까.

오직 나를 위한 시간을 만든 내가 대견하다.

 

남 눈치 보지 않고 내가 원하는 대로

작은 행복을  만끽하는 시간도  필요하니까.

 

그렇게 나는 소중한 밤을 보내고

침대에 누워 미소를 지으며 곤히 잠든다.

 

 

 

[ 행복해지는 연습을 해요 / 전승환 에세이 ]

 

 

 

댓글(0)

Designed by JB FACTORY